[한동하의 본초여담] 의원을 자주 바꿔서 자칫 죽을 뻔 했다
병자는 실력을 가믄할 수 있는 한 의원을 선택했다면 끝까지 믿고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옛날 나이가 쉰 살 정도 된 한 남자가 있었다. 의원은 가볍게 진찰해 보더니 시호향유음(柴胡香薷飮) 3첩을 복용하게 하였다. 이 처방은 여름철 더위와 감기 증상을 치료하는 처방이다. 그러나 감기기운은 다소 풀렸으나, 평소 앓던 두통이 발하여 오른쪽 이마 모서리가 몹시 아파 견디기 어려웠다. 의원은 "침을 한번 놓아 보겠네. "라고 했다. 의원은 열결, 합곡에 침을 놓았다. 그리고 두통이 나타나는 부위 여러 곳에 침을 놓았다. 남자는 다시 친구 의원을 찾았다. 의원은 다음 날 다시 열결, 합곡에 침을 놓고서는 관자놀이 태양혈 부위에 나타나는 혈락(血絡)과 발꿈치 위쪽의 절골혈을 사혈하니 통증은 거의 멎었다. 남자는 증상이 가벼워진 상태로 집으로 갔다. 그날 남자의 집에 한 젊은 의원이 찾아왔다. 젊은 의원은 남자의 외가로 사촌뻘 정도 되는 친척이었다. 젊은 의원은 별다른 진찰도 하지 않고서는 대뜸 "이것은 본래 상한(傷寒)으로 인한 두통이니, 비록 조금 줄었더라도 패독산(敗毒散)을 써야 합니다. 남자는 그래도 친척 의원이 하는 말이라 거절하지 못하고 패독산을 하루에 세 번씩 복용했다. 그러자 두통이 다시 심해졌다. 남자는 친구 의원을 다시 방문했다. "이는 본래 더위로 인한 감기로 거의 풀어지려고 하고 있는데, 함부로 패독산을 복용해서 과도하게 발산을 시킨 결과네. 친구 의원은 고민을 해 보더니 급히 가미생맥산(加味生脈散)을 처방했다. "이 처방을 잘 복용하도록 하게. 유의는 "증상을 보니 방로(房勞, 과도한 성생활) 뒤에 감기에 걸린 것으로 열이 속에 숨어 있어서 몸에 열이 나타나지 않는 것입니다. 이때는 마땅히 가미소시호탕(加味小柴胡湯)을 써서 하루 세 번 복용시켜 열을 밖으로 끌어내야 합니다. "라고 하는 것이다. 남자는 그제야 후회하고 친척이나 가족들의 권유를 무시하고서는 다시 친구 의원을 집으로 불러 치료를 부탁했다. 친구 의원은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었다. 친구 의원이 남자의 집에 도착해서 진맥을 해 보았다. 의원은 "자네의 증상은 허혈이네. "라고 하면서 급하게 인삼맥문동탕(人參麥門冬湯)을 하루 두 번 복용하게 했다. 그러나 평소 앓던 가슴의 답답함이 다시 심해졌고, 마른 구역질도 있었다. "자네가 아니었으면 큰일 날 뻔했네. 그래도 친구 의원은 편하게 받아주었다. "내가 자네 친구가 아니였다면 어쩔 뻔했나? 따라서 병자는 한 의원을 믿고서 끝까지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 젊은 의원이 와서 말하기를 "이것은 본래 상한의 두통이니 비록 줄었더라도 마땅히 패독산을 써야 합니다. "라고 하였고, 이에 하루 세 번 복용하게 하였다. 다시 나를 불러 진찰하게 하니 육맥이 모두 부족하였다. 내가 말하기를 "이는 곧 더위를 상하여 생긴 외감으로 거의 화해되려는 때인데 망령되이 패독산을 투여하였다. "라고 하였다. 그러나 그 집에서는 이 약을 쓰지 않고 다시 한 유의에게 물었다. 그는 말하기를 "방로 뒤에 상한이 든 것이므로 열이 안에 숨어 있다. 마땅히 가미소시호탕을 써서 하루 세 번 복용하게 하여 열을 밖으로 끌어내야 한다. 비로소 후회하고 다시 나를 불러 치료하게 하였다. 그 뒤 다시 한 태의를 불러 병을 논하게 하였더니 그는 말하기를 "양증인데 잘못 음증약을 써서 병을 크게 눌렀다. 그리고 구미강활탕을 권하여 하루 세 번 복용하게 하였다. 온 집안이 크게 당황하여 다시 나를 불러 진찰하게 하였다.